영국 교사들 “삶 전체가 일에 잠식”…업무 스트레스에 신음
“가족과의 약속도 취소”…잉글랜드 교사들, 과중한 업무에 정신적 소진 호소
영국 잉글랜드의 교사들이 과도한 업무와 만성적 인력 부족 속에서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 대부분이 저녁과 주말, 심지어 방학 중에도 일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개인의 삶과 정신·신체 건강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최대 교원노조인 전국교육노조(NEU)가 최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잉글랜드 공립학교 교사 가운데 업무 스트레스를 거의 느끼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1.5%에 불과했다. 사실상 대다수 교사가 높은 수준의 업무 부담을 일상적으로 경험하고 있다는 뜻이다.
조사에서는 공립학교 교사 3명 중 1명가량이 근무 시간의 대부분을 스트레스 속에서 보내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업무에 전혀 압도당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교사는 극히 소수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영국 북부 해러게이트에서 열리는 NEU 연례 회의를 앞두고 발표됐다. 노조는 이번 회의에서 임금과 근로조건 악화를 이유로 쟁의행위에 나설지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실제 교사들의 일상은 이미 한계에 이른 모습이다. 조사에 참여한 약 1만4000명의 교사 가운데 다수는 밀린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저녁과 주말에도 계속 일한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3분의 1은 업무 때문에 가족이나 친구와의 약속을 자주 취소한다고 밝혔다.
방학 역시 온전한 휴식의 시간이 되지 못하고 있었다. 교사 3명 중 1명은 방학 중에도 늘 업무를 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완전히 일에서 벗어나 쉬는 시간이 보장된다고 느끼는 교사는 10명 중 1명도 채 되지 않았다.
한 교사는 설문에서 “항상 지쳐 있고, 가족과 함께할 시간을 희생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린다”며 “교직은 일 밖의 삶을 허용하지 않는 직업처럼 느껴지고,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모두 해롭다”고 토로했다.
대니얼 케베드 NEU 사무총장은 “교사들은 학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교직은 소명 의식과 전문성에 대한 자부심이 큰 직업”이라면서도 “문제는 그 헌신의 대가가 교사들의 삶 전반을 잠식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재의 근무 문화는 교사 개인의 삶 거의 모든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며 “정부 통계만 봐도 교사들의 노동시간은 이미 통제 불가능한 수준이며,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특히 교사 채용난과 이직 증가가 업무 과중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는 충원되지 않은 빈자리, 지원 인력 부족, 병가로 인한 공백 등이 남아 있는 교사들에게 추가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케베드 총장은 “더 많은 인재를 교직으로 끌어들이고, 기존 교사들이 떠나지 않도록 하려면 대폭적인 임금 조정이 필요하다”며 “근본적 해결책을 외면하는 것은 어느 정부에게도 결코 현명한 대응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NEU는 정부가 2025~2026학년도 교원 임금을 2.8% 인상하겠다고 제안한 데 대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는 임금 인상이 필요하더라도 그 재원을 학교 기존 예산에서 충당해서는 안 되며, 정부가 별도로 충분히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노조가 실시한 온라인 예비투표에서는 응답자의 84%가 임금 문제를 둘러싼 쟁의행동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투표율은 47%로, 영국 법상 실제 파업을 위한 공식 찬반투표의 유효 기준인 50%에는 미치지 못했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이번 조사 결과가 단순한 직무 스트레스를 넘어, 교직 사회 전반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학생 교육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교사들의 노동환경과 정신건강 문제를 더 이상 개인의 인내에만 맡겨둘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출처: https://www.theguardian.com/education/2025/apr/14/stress-taking-immense-toll-on-teachers-in-england-as-union-debates-industrial-action?utm_source=chatgp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