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도, 선생님도 불안·우울.."학교는 마음앓이 중"
교원 우울증 진료 3년 새 62% 증가, 아동·청소년 불안장애는 두 배 넘게 늘어
불안장애와 우울증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과 교원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학교 현장의 지원 체계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학교 구성원의 정신건강 문제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환경 전반의 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보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회 교육위원회 김대식 의원(국민의힘)이 교육부와 인사혁신처,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초·중·고 교원 수는 2021년 8,528명에서 2024년 1만 3,850명으로 6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등 교원의 경우 불안장애로 진료를 받은 인원도 같은 기간 5,321명에서 7,104명으로 크게 늘었다. 정신건강 문제로 병원을 찾는 교원이 많아지면서 심리상담이나 공무상 요양을 신청하는 사례도 함께 급증했다.
실제로 2021년 공무상 요양을 신청한 교사는 145명이었고, 이 가운데 106명이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2024년에는 청구 건수가 413건, 승인 인원은 311명으로 늘어났다. 3년 사이 청구 건수는 184.8%, 승인 건수는 193.4% 증가한 셈이다.
교직원 대상 심리회복 지원 사업인 ‘The-K 마음쉼’ 신청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사업 신청 건수는 2021년 1만 3,489명에서 2024년 2만 3,886명으로 확대됐다. ‘The-K 마음쉼’은 교육부가 2019년부터 교직원을 대상으로 치유 심리상담을 제공해 온 사업이다.
이 같은 정신건강 악화 추세는 학생들에게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백종헌 의원(국민의힘)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학령기가 포함된 20대 미만 아동·청소년 가운데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2021년 5만 510명에서 2024년 7만 5,233명으로 48.9% 증가했다.
불안장애 증가세는 더욱 가팔랐다. 2021년 1만 8,658명이던 아동·청소년 불안장애 진료자는 2024년 4만 31명으로 늘어 114.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의원실은 우울증과 불안장애 모두 10대와 10대 미만 연령층에서 증가세가 특히 두드러진다며, 이에 대한 맞춤형 대응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학생과 교원의 정신건강 위기가 커지고 있음에도 이를 지원할 제도적 기반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교원 심리상담 수요가 크게 늘고 있지만, 관련 예산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The-K 마음쉼’ 사업 예산은 2019년 12억 원에서 지난해 16억 원으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고, 올해는 오히려 13억 1,200만 원으로 줄었다.
상담 인력도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024년 기준 교원이 이용할 수 있는 상담센터는 전국 1,068개, 상담사는 2,280명으로 조사됐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상담사 1인당 평균 262명의 신청 교원을 담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학생 지원 역시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울과 불안, 무기력 등을 포함하는 정서행동위기학생 관리 체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의원(조국혁신당)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정서행동특성검사에서 관심군으로 분류된 학생 가운데 15.4%는 전문기관과 연계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강 의원은 정서행동특성검사가 시행되고 있음에도 학생 자살자 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현재의 검사 체계가 실제 선별과 진단, 사후 연계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학교 구성원의 정신건강 위기를 더 이상 개별 사례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김장회 한국상담학회장(국립경상대 교수)은 “가정과 사회적 요인으로 대인관계 기술을 충분히 배우지 못한 학생이 늘고 있고, 악성 민원 등으로 학교 환경도 점점 악화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교사와 학생을 포함한 학교 구성원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와 학생 모두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서는 단기 처방이 아니라 장기 계획에 기반한 체계적이고 일관된 지원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이제 학교 정신건강 문제를 단순한 개인 상담 차원을 넘어, 교육정책과 예산, 지역사회 연계가 함께 작동하는 공적 지원 체계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학생과 교원이 함께 지쳐가는 학교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위기 신호를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와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실질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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