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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에게 더 필요한 것은 회복이지, 더 많은 버팀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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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
| 2026년 03월 13일

번아웃 해법, ‘개인의 회복력’ 아닌 학교 환경의 변화에서 찾아야

교사 번아웃이 이미 위기 수준에 이르렀는데도, 현장에서 제시되는 해법은 여전히 엇나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기돌봄 연수, 스트레스 관리 웨비나, 감사 실천 권유처럼 겉으로는 도움이 될 듯한 처방이 반복되지만, 정작 문제를 만드는 구조는 그대로 둔 채 교사 개인에게만 “더 잘 버텨라”라고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교육매체 EdSurge는 최근 “교사에게 더 필요한 것은 회복이지, 더 많은 회복탄력성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교사 소진 문제를 개인의 태도나 의지 부족으로 볼 것이 아니라 학교가 지속 가능한 노동 환경을 갖추고 있는지부터 점검해야 한다고 짚었다. 글에 따르면 핵심은 ‘교사가 무엇을 더 해야 하느냐’가 아니라, ‘교사가 오래 일할 수 있도록 어떤 조건이 마련돼 있느냐’는 질문이다.

이 글에서 인터뷰에 응한 데이미언 본(BetterUp 최고프로그램책임자)은 전직 NFL 선수 출신의 조직심리학자로, 스포츠팀과 군 조직, 교육 조직의 고성과 팀을 연구해 왔다. 그는 학교가 점점 줄어드는 자원 속에서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해내도록 요구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본은 교사들이 지치는 이유를 개인의 회복력 부족에서 찾지 않았다. 오히려 문제는 학교가 인간이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는 방식과 반대로 운영되고 있다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포츠와 군 조직이 공통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중요한 원칙이 있다고 말한다. 지속 가능한 성과는 단순한 인내나 복종이 아니라 리듬, 회복, 명확성, 신뢰, 공동의 목적 위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고성과 팀은 ‘네 가지 C’, 즉 **소통(communication), 응집력(cohesion), 명확성(clarity), 집단적 책임(collective accountability)**에 집착할 정도로 공을 들인다고 설명했다.

스포츠 현장에서는 고강도 훈련 뒤에 회복 시간을 의도적으로 배치하는 것이 당연하다. 적응과 성장은 훈련 그 자체뿐 아니라, 그 뒤의 회복 구간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는 정반대로 움직인다고 그는 지적했다. 끊임없는 요구, 멈춤 없는 긴급성, 회복 없는 일정 속에서 교사들이 버티길 요구하고, 그러다가 번아웃이 오면 다시 교사 개인의 문제처럼 다뤄진다는 것이다.

본은 학교 운영 방식도 이제는 산업화 시대의 생산성 논리가 아니라, 인간이 지속적으로 집중하고 일할 수 있는 신경생물학적 원리에 맞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사 일정과 연수, 업무 기대치를 설계할 때도 회복 구간을 내장해야 하며, 개인 성과만이 아니라 팀의 성취를 함께 축하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군대식 문화를 학교에 들이자는 뜻이 아니라, 인간 조직이 건강하게 오래 기능하는 법을 존중하자는 제안에 가깝다.

특히 그는 학교 리더십의 역할을 중요하게 봤다. 압박이 아니라 ‘존재감(presence)’으로 이끄는 리더가 있을 때, 조직 전체가 실제로 숨을 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리더는 교사들을 단지 배치 가능한 자원이나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지 않고, 각자의 긴장과 역사, 역량을 지닌 사람으로 대한다. 압박은 시야를 좁히고 창의성을 떨어뜨리지만, 안정감 있는 존재감은 협력과 창의성, 고차원적 사고를 가능하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그는 학교 리더의 신경 상태가 건물 전체의 분위기를 조율하는 ‘소리굽쇠’와 같다고 표현했다. 리더가 스스로를 안정적으로 조절하면 구성원도 함께 안정되지만, 리더가 늘 만성적 긴장과 조급함 속에 있으면 그 불안이 조직 전체로 퍼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입하지 않아도, 리더가 자기 성찰과 조절 훈련을 꾸준히 하며 더 안정된 방식으로 조직에 उपस्थित했을 때 교사 유지율이 높아지고 학생 문제행동은 줄며, 창의적 문제 해결은 늘어나는 변화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학교에서 보호해야 할 가장 희귀한 자원으로 그는 ‘주의(attention)’를 꼽았다. 돈보다도, 시간보다도 귀한 것이 집중력인데, 학교는 너무 많은 목표와 회의, 새 정책과 요구로 교사들의 주의를 끊임없이 분산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목표를 줄이고, 우선순위를 더 명확히 하며, 회의를 짧게 하고, 핵심 사명과 무관한 요구에는 전략적으로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사람들이 실제로 회복할 수 있는 명시적인 휴식 구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에너지 보호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문화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회복보다 노력만 칭찬하는 문화, 번아웃을 헌신의 증표처럼 여기는 문화, 한계를 드러내지 못하게 만드는 생산성 중심 분위기가 결국 사람들을 무너뜨린다는 것이다. 본은 지속 가능한 고성과를 위해서는 조직심리학에서 말하는 ‘전략적 재충전(strategic renewal)’, 즉 몰입과 회복의 주기가 미리 설계된 구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마라톤을 전력 질주로 완주할 수 없듯이, 사람에게도 회복 없는 최대치를 계속 요구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이런 조건이 갖춰진 학교에서는 교실 풍경도 달라진다고 그는 말한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집중하는 조용한 활력이 생기고, 수업은 지시를 따르는 시간이 아니라 통찰을 만들어내는 대화가 된다. 교사는 통제와 관리에 에너지를 쏟는 대신, 학생의 사고를 촉진하는 역할로 이동한다. 유머와 연결감이 자연스럽게 살아나고, 학생들의 집중은 억지로 붙잡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모이게 된다. 결국 이것이 ‘한 해를 겨우 버티는 수업’과 ‘왜 교사가 되었는지 다시 떠올리게 하는 수업’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번아웃을 겪는 교사에게 그는 무엇보다도 죄책감을 내려놓으라고 조언했다. 번아웃은 나약함이나 헌신 부족의 증거가 아니라, 지금의 조건이 더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신경계의 메시지라는 것이다. 교사가 여기까지 온 이유는 약해서가 아니라, 어떤 인간도 충분한 회복과 지원 없이 오래 버틸 수 없는 구조 속에서 너무 오래 일해 왔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회복의 출발점도 거대한 변화가 아니라 작은 순간에서 시작될 수 있다고 본은 말한다. 학생의 질문에 조급하게 넘어가지 않고 2분만 더 호기심을 기울여 보는 것, 수업 진도표만 따르기보다 스스로 흥미를 느끼는 부분을 한 번 따라가 보는 것, 예상치 못한 연결의 순간을 붙잡아 보는 것 같은 작고 구체적인 경험이 다시 생명감을 되찾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모두가 기대하는 일에 무조건 “예”라고 답하는 대신, 지속 불가능한 조건에는 경계를 세우고 완벽함보다 ‘현재에 온전히 উপস্থিত하는 것’을 더 우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글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교사에게 더 많은 회복탄력성을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번아웃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필요한 것은 교사를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교사가 덜 소진되면서도 오래 일할 수 있도록 학교의 시간표와 기대, 리더십과 문화를 다시 설계하는 일이다. 교직이 다시 의미와 활력을 주는 일이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이 버티는 법보다 먼저 제대로 회복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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