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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매일매일 온통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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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
| 2026년 01월 28일

교실로 돌아온 ‘마중물샘’ 최현희 교사
우울과 암, 휴직과 복직을 지나 “오늘도 교실에서 희망을 고른다”

어떤 사람은 사건을 겪는 순간보다, 그 이후 ‘일상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더 어렵다고 말한다. 초등학교 교사 최현희(필명 ‘마중물샘’)도 그랬다. 그는 극우 커뮤니티의 공격과 악성 민원으로 큰 상처를 입고 병휴직을 했고, 오랜 우울의 시간을 통과했다. 그 사이 암 진단까지 겹치며 삶은 한순간에 무너졌고, 다시 쌓아 올리는 데는 훨씬 긴 시간이 필요했다.

그의 첫 번째 기록이 회복의 과정이었다면, 최근 출간한 『오늘의 학교가 마음에 들었다』는 회복 이후, 다시 교실에서 이어지는 삶의 기록이다. “문제 교사”라는 낙인을 찍어 내쫓으려 했던 힘들 앞에서 결국 다시 교실에 서 있는 지금을 그는 조용하지만 단단한 ‘승리’로 말한다. 그 승리는 혼자 만든 것이 아니다. 무너질 때 손을 잡아준 연대와 응원이 함께 만든 결과라고 그는 덧붙인다.

“백래시는 변화가 일어났다는 증거”

인터뷰에서 그는 최근 성평등 교육을 둘러싼 거센 반발을 ‘백래시’로 짚는다. 하지만 그것을 단순히 퇴행으로만 보지 않는다. 오히려 그만큼 사회가 실제로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한다.
그가 성평등 교육을 “반드시 필요한 일”로 보는 이유는 명확하다. 아이들은 이미 불평등한 세계를 살고 있으며, 성별 고정관념과 차별의 언어는 학교에 오기 전부터 사회와 미디어를 통해 학습된 채로 들어온다. 그래서 학교가 해야 할 일은 아이들에게 무엇을 ‘주입’하는 게 아니라, 당연하다고 믿었던 것들에 질문을 붙이고, 배제 대신 공존으로 가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교육이 관념적 구호로 끝나지 않으려면 학생들의 삶과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이들이 실제로 겪는 관계의 경계, 감정, 일상에서 마주하는 차별의 순간들이 곧 교육의 텍스트가 되어야 한다. 그는 현장에서 느끼는 점을 이렇게 정리한다. “아이들은 이미 마음이 열려 있다. 준비가 덜 된 건 어른들일 때가 많다.”

혐오와 차별의 시대, 그래도 교실에서 희망을 찾는 법

“학교에서 희망을 말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 그는 오히려 교실을 오래 바라보라고 답한다. 초등 교실을 반나절만 가만히 들여다봐도 희망은 곳곳에 있다고. 다만 그 희망을 보려면 “나는 여기서 희망을 보겠다”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학교폭력이나 혐오 언어 같은 장면에 더 쉽게 시선을 준다. 그게 일부 사실일 수는 있지만, 동시에 우리는 다른 장면도 선택해서 볼 수 있다. 아이들은 잔인해지기도 하지만, 놀랄 만큼 빠르게 배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마음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단단하다고 그는 말한다.

그에게 교사의 역할은, 아이들 안의 그 가능성을 밀어주는 일이다. 혐오의 맥락을 차근차근 설명하고 더 나은 선택을 제안할 때, 많은 아이들은 생각보다 쉽게 자리에서 일어난다. 무심코 쓰던 차별의 언어를 낯설게 바라보며 생기는 질문, 통계를 보며 진지해지는 표정, “나는 방조하지 않겠다”는 결심—그 작은 순간들이 교실의 희망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가 특히 강조하는 건 **교실은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이다. 실수해도 다시 배울 기회가 있고, 방향을 수정할 수 있다. 더 나은 선택을 향해 반복해서 연습하는 그 과정이 바로 희망이라는 것이다.

“가장 시급한 건 악성 민원 시스템”

그가 교육 정책을 만들 수 있다면 가장 먼저 손대고 싶은 것은 ‘민원 처리 시스템’이다. 악성 민원 하나가 학교 공동체 전체를 흔들고, 교사들이 병을 얻어 떠나는 일이 반복되는데도 현장에는 즉각적인 보호장치가 부족하다는 현실을 지적한다. 악성 민원인과 교사를 신속히 분리하고, 학교가 버틸 수 있도록 제재와 보호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하나는, 교사 1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위기 상황에 대한 지원 체제다. 학급에 돌발행동이나 위험 상황이 발생했을 때 교사가 혼자 학생을 분리해 대응하면, 그 순간 교실에 남은 나머지 학생들은 사실상 방치된다. “교사의 부재가 또 다른 위험을 만들 수 있는 구조”를 바꾸기 위해, 즉시 분리·지원이 가능한 제도와 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어떤 교사로 기억되고 싶은가

그가 아이들에게 남기고 싶은 기억은 ‘완벽한 교사’가 아니다. 결함과 개성을 가진 한 사람으로서, 아이들을 진실하게 만나고 연결되려 했던 사람. 아이들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되, 그 안의 좋은 것을 발견하고 더 멀리 갈 수 있게 밀어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다시 태어나도 교사를 하겠냐”는 질문에는 웃으며 고개를 젓는다. 일은 사랑하지만, 이 고통과 기쁨의 세트를 다음 생에도 또 겪고 싶진 않다는 고백이다. 다만 이번 생에서는, 고통과 기쁨을 함께 껴안으며 끝까지 최선을 다해보고 싶다고 말한다.

초임 시절의 자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도 비슷하다. 모든 시행착오가 과정이며, 교사도 학생과 함께 자라는 존재라는 것. 완벽해지려 애쓰기보다 교실에서 정직하게 존재하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혼자 가지 말고, 비슷한 마음으로 분투하는 동료들과 연결되라는 것이다.

출처: 교육언론[창](https://www.educhang.co.kr)